건강음식요리

추억의 국밥집

피부트러블세이브 2008. 10. 17. 23:03

 

 

뚝배기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밥 한 그릇은 바람이 차가워지면 생각난다. 후루룩 후루룩 떠먹던 따끈한 국밥을 찾아 시장 골목, 먹자골목으로 들어갔다. 허름할수록 국물 맛이 깊은 이유는 뭘까?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문난 국밥집을 찾아갔다.


국밥의 최고봉은 장터국밥이 아닐까? 큰 가마솥에 아침부터 하루 종일 푹 고아 시래기는 흐물흐물하고 국물은 진하게 우러난 장터국밥. 뚝배기에 밥 넣고 국물 얹어주던 그 국밥을 호호 불며 먹으면 볼은 더 빨개지고 콧물을 훌쩍이지 않을 수 없었다. 이제는 TV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.
날이 좀 더 싸늘해지면 먹자골목 제일 안쪽, 시장 뒷골목에 있는 국밥집을 찾는다. 바람이 싸늘해질수록 이런 국밥집들은 문전성시다. 오래된 집이 맛집이라는 속설은 국밥집에서만큼은 정통하다. 오래오래 푹 끓여야 제 맛인 국밥, 그 국밥만을 20년, 30년씩 끓여댔다니 더 말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.
국밥은 국물에 밥을 말아주기도 하고 밥과 국을 따로 주는 따로국밥도 있다. 따로국밥부터 순대국밥, 쇠고기국밥, 소머리국밥, 콩나물국밥, 굴국밥…. 국물에 밥 말아 먹는 것은 다 비슷하지만 그 국물은 같은 맛이 없다. 국물을 우려내는 방법도 내용물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.
국밥집을 찾는 이유는 단순한 듯하지만 그 국물만큼이나 다양하다. 후루룩 쉽게 먹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국물 맛이 가히 별미라 할 만큼 맛있다는 것도 이유다. 또 언 몸을 순식간에 녹여주고, 숙취 해소에 그만한 게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. 쇠고기나 사골로 우린 국물에 선지며 우거지를 넣어 폭 끓여내니 영양도 만점이다.
종로3가 낙원상가 아래에는 1천5백원 하는 국밥집이 있다. 간판은 분명 ‘소문난집 추어탕’인데 메뉴는 국밥 한 가지다. 50년이 넘었다는 이 집의 손님을 보면 일간지 경제부 기자들보다 정확하게 시장 경기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.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손님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다.
언제나 활기찬 명동에도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따로국밥집이 있고, 서울 프라자호텔 뒤쪽 먹자골목에는 방송에 단골 출연하는 콩나물국밥집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종종 들렀다는 쇠고기국밥집, 굴국밥집 등이 모여 있다. 강남의 터줏대감은 신사역 주변 아귀찜 골목의 강남따로국밥집을 꼽을 수 있다.
국밥을 맛있게 먹으려면 밥에 살짝 익은 깍두기를 얹어 먹을 것. 굴국밥이나 선지국밥은 부추김치와 함께 먹고, 콩나물국밥은 달걀을 풀지 않으면 더 개운하고 시원한 국물을 맛볼 수 있다.